장모님께서 선물로 주신 벽걸이 시계가 한번 달아보지도 못하고 고장났다.
시계를 고치기 위해 울산 신정시장 안에 있는 중앙당에 갔다.
시장통 옛날 시곗집에 연배가 지긋하신 사장님만 덩그라니 앉아계신다.
골드스타 에어컨. 진열장엔 빛바랜 돌핀시계. 수십년전에 받았던 누리끼리한 상장을 담은 액자.
고칠 수 있을까요?
안 될 것 같은데 일단 줘보라신다.
잘 보이시지도 않을 것 같은 눈으로 낑낑, 끙끙.
시계는 이미 해체가 다 되어버렸는데 못 고치면 어떻게 해야하나.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
시계가 고쳐졌다. 초침이 돌아간다.
나보다 노인장께서 더 밝게 웃으신다.
내가 아직 안 죽었다 이거지. 이걸로 자식 학교도 보내고 그랬더 이거지.
현금 이만 오천원을 건내고 그곳을 나왔다.
사장님 오늘 소주에 족발 사드시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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