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월, 다시 한번 올드 트래포드에 소방수로 등장한 마이클 캐릭. 그의 복귀전이었던 맨체스터 시티와의 더비 매치는 그야말로 '역습의 정석'이었습니다.
음뷜모와 도르구의 연속골로 거둔 2-0 완승. 점유율을 내주고도 날카로운 카운터 어택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모습은 우리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맨유의 다이내믹한 축구 그 자체였습니다. 이 경기를 보고 많은 팬들이 "캐릭을 이번 시즌 끝까지가 아니라, 정식 감독으로 앉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따라붙는 꼬리표가 있습니다. 바로 '올레 군나르 솔샤르의 기억'입니다.
"또 레전드 출신 임시 감독? 솔샤르 때를 기억해라"
여론은 갈립니다. 캐릭이 보여준 전술적 역량은 인정하지만, 섣불리 정식 감독 계약을 맺었다가 낭패를 본 솔샤르의 사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입니다.
솔샤르 역시 임시 감독 시절 파리 생제르맹 원정의 기적을 쓰며 정식 감독이 되었지만, 결국 전술적 한계와 트로피 부재로 물러났던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이번에는 진짜 '검증된' 감독을 데려와야 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검증된 정식 감독'들이 과연 솔샤르보다 나았는가?
이 지점에서 우리는 냉정하게 되물어야 합니다. 솔샤르 이후, 혹은 퍼거슨 경 이후 우리가 '정식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주고 모셔온 소위 '전술가'들이 과연 솔샤르보다 압도적으로 나았습니까?
가까운 예로, 직전까지 팀을 맡았던 후벵 아모림을 봅시다. 포르투갈 리그를 평정하고 온 '젊은 명장'이라 추켜세웠지만, 그의 프리미어리그 승률은 30%대에 그쳤고 팀은 곤두박질쳤습니다. 텐 하흐 역시 첫 시즌의 반짝임 이후에는 기복 심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속을 태웠습니다.
오히려 기록을 살펴보면, 우리가 '실패'라고 규정했던 솔샤르의 승률(약 51%)이 최근 거쳐 간 정식 감독들보다 비슷하거나 더 높았습니다. 리그 2위와 유로파 결승까지 갔던 것도 솔샤르였습니다.
"솔샤르보다 낫지도 않은 감독들을 '정식 절차'와 '외부 명성'만 믿고 데려오는 것이 과연 정답일까요?"
캐릭은 준비된 지도자다
캐릭은 단순히 '맨유 레전드'라서 벤치에 앉은 것이 아닙니다. 그는 이미 미들즈브러에서 챔피언십 팀을 이끌며 자신의 전술적 색채를 증명한 바 있습니다. 이번 맨시티전에서 보여준 수비 조직력과 공간을 활용하는 역습 전술은 그가 단순히 선수빨로 축구하는 감독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무엇보다 지금 선수단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축구가 무엇인지, 뜬구름 잡는 철학보다 실리적인 승리를 가져오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결론: 편견을 버리고 '능력'을 보자
솔샤르의 실패가 캐릭의 실패를 담보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외부에서 영입한 '정식 감독'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우리가 뼈저리게 겪었습니다.
캐릭이 남은 시즌 동안 이번 맨시티전과 같은 전술적 유연성과 리더십을 꾸준히 보여준다면, 그를 단지 '제2의 솔샤르가 될까 봐' 배제하는 것은 역차별입니다. 이름값이나 외부의 평판보다, 지금 올드 트래포드에서 누가 이기는 축구를 하고 있는가를 봐야 할 때입니다.
캐릭이 보여준 그 '일품 역습'이 우연이 아니라면, 그는 충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을 자격이 있습니다.